관음전 주련觀音殿 柱聯칠중보수위금계七重寶樹圍金界 일곱 겹 보배 나무는 극락세계 에두르고
일편빙심재옥호一片氷心在玉壺 한 조각 깨끗한 마음은 옥 항아리 속에 있네.
차시문목서향호此時聞木犀香乎 때마침 흐르는 향은 물푸레나무 꽃향기인가
당하지매자숙의當下知梅子熟矣 곧바로 그것은 매실이 잘 익은 것임을 알겠네.
황국충정추부귀黃菊充庭秋富貴 노랑 국화 뜰에 차니 가을은 부귀의 계절이요
쌍등만지고연하雙藤滿地古烟霞 두 그루 등나무 땅을 덮으니 옛 산수의 경치로다.
신사보리심사경身似菩提心似鏡 몸은 지혜의 나무요 마음은 거울과 같으며
운재청천수재병雲在靑天水在甁 구름은 푸른 하늘에 있고 물은 병 안에 있도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감각을 초월한 세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관음觀音처럼 소리를 보기도 하고, 문향聞香처럼 향기를 듣기도 한다. 극락의 고요하고 깨끗함, 아름답고 향기로움, 밝고 지혜로움을 표현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터이다.
첫째 연의 관음전은 관세음보살을 모신 불전佛殿을 줄인 말이다. 칠중보수七重寶樹는 극락세계에 있는 보물나무로 일곱 줄로 벌여 서 있기 때문에 칠중보수라 한다. 금계金界는 금사계金沙界의 준말로 관세음보살이 사는 극락세계를 가리킨다. 일편빙심一片氷心은 여러 시인이 즐겨 사용하는 구절로 한 조각의 얼음같이 지극히 깨끗한 마음을 가리킨다. 더구나 이 마음이 옥호玉壺氷에 들어 있으니 얼마나 티 없이 맑고 깨끗한 마음인가.
둘째 연은 깨달음의 순간을 후각적 감각으로 읊은 노래이다. 목서(木犀)는 물푸레나무이고, 매자梅子는 매실梅實이다.
셋째 연의 연하烟霞는 연하煙霞와 같이 사용하며 안개와 노을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흔히 아름답고 평화로운 자연 경치를 비유하여 연하일휘煙霞日輝라 한다.
넷째 연은 그야말로 悟道頌오도송이라 할 수 있다. 보리菩提의 원래 발음은 ‘보제’이나 ‘보리’로 읽으며, 불교 최고의 이상인 불타 정각佛陀正覺의 지혜를 가리킨다. 이 지혜는 흔히 불과(佛果)에 비유되고 이를 얻기 위하여 도를 닦으며 걷는 길이 보리에 이르는 길이다.
권상호(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서예문인화 글로벌 최고위과정’ 담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