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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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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대 - 효연|해인사승가대학1학년 2014년 07월 389호
6월 4일 아침 치문반 도반스님들과 함께 탁발을 하러 부산 자갈치 시장을 향해 출발했다. 성도 해수욕장에 도착해 첫 발을 내딛자 바다의 한적함과 고요한 듯 하면서도 힘차게 내려치는 파도가 내게 밀려오는 듯 했다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해변가 주위를 걷는 동안 차분함이라는 것이 나에게 찾아왔다 ‘이러한 고요함을 느낀 것이 얼마만인가? ’ 점점 이 곳이 더욱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얼마 후 우리는 그 고요함을 뒤로한 채 약속 장소에 모여 점심공양을 한 뒤 자갈치 시장을 향해 출발했다 그곳에선 효범 교수사 스님께서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시고 계셨다 스님께선 우리들에게 탁발 할 때 주의해야할 점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 해주셨다.
먼저 탁발托鉢-걸식하여 얻은 음식을 담은 발우에 목숨을 기탁한다는 뜻이다- 이란 걸식이라는 행위를 통해 하심을 기르고 또한 번뇌와 욕망 아만을 다스려 도를 닦는 수행 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효범 교수사 스님께선 혹시나 탁발 도중 누군가 시비를 걸어온다 해도 우리 출가자의 본분을 생각하며 하심하고 묵언으로 대처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보시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당부하셨다. 말씀이 끝난 후 우리는 법복을 입고 조를 짜기 시작했다. 내가 속한 조를 포함해 총 6개의 조가 편성 되었으며 사집반 선배스님 한 분과 치문반 도반스님과 나 이렇게 3명으로 구성되었다. 우리는 바닷가 를 두르는 있는 시장길을 걸으며 탁발을 하기 시작했다. 정근을 하며 사집반 선배스님의 발걸음을 뒷따라 시장을 돌았다. 그러자 발우 안으로 천원. 오천원. 만원짜리 지폐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우리조 는 보시를 받을 때 마다 보살님 또는 처사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하며 해인지와 탁발에 대한 내용이 적힌 유인물 를 답례로 드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하늘에서는 따가운 햇살이 자갈치 시장을 비추고 있었으며 나의 시선은 발우속에 담긴 보시금을 향해 있었다. 곧장 땀흘리며 일하고 계시던 보살님이 발우 안에 천원 짜리 지폐 한 장을 넣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무거웠다. 그 어떠한 쇳덩어리보다 천원 짜리 지폐 한 장이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발우 안에 수북이 쌓여가는 돈을 보며‘ 이 돈을 벌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을까? 내가 이걸 받을수 있는 자격이 될까? 또 발우 속으로 보시를 할때마다 얼마나 많은 염원이 함께 담겨질까? 내가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고 있을 찰나에 앞에 가던 도반스님 손에서 무수한 땀방울이 담긴 발우가 떨어졌다. 그 도반 스님도 나와 같은 무게를 느낀걸까? 그러자 주위의 시장에 상인 분들과 행인 분들이 돈을 주어 발우에 담는 것을 도와주셨다. 울컥 감정이 솟구쳤다.‘열심히 훈련한 운동선수가 경기에서 한번의 실수로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이런 느낌일까? 이분들의 소중한 땀방울을 우리가 함부로 대하고 떨어뜨려도 되는걸까? 그동안 내가 받고 누려온 수많은 신도분들의 땀방울을 그동안 어떻게 낭비하고 있었는가?’
어느 순간부터 그동안 천원을 가벼이 여겨왔던 내 자신을 반성하고 있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다른 조들과 다같이 모여서 마지막으로 감사의 의미로 정근을 하면서 시장길을 따라 안행을 하며 내 생애 첫 탁발은 마무리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근을 하면서 계속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속으로 되뇌었다. 웃으며 발우에 보시를 하시던 보살님……, 또 땀을 흘리면서 뒤에서 쫓아와 보시 하시던 보살님. 짧은 시간 이었지만 나에겐 많은 것을 느끼고 나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었다.
탁발을 하면서 처음에는 걱정도 들고 긴장감으로 머릿속이 복잡하기도 했지만 막상 탁발을 시작하면서부터 끝날 때까지 그런 걱정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1분 1초가 나에게 소중한 시간이 되어갔다.
‘나에게 천원 한 장에 무게는 얼마였을까? 앞으로 수행에 내가 잊지 말아야 할 무게인 것 만큼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