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법어 퇴옹성철스님


퇴옹 성철스님

퇴옹 성철스님의 법어 공간입니다.
열반게송

일생동안 남녀의 무리를 속여서 하늘을 넘치는 죄업은 수미산을 지나친다.
산채로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그 한이 만갈래나 되는지라
둥근 한 수레바퀴 붉음을 내뿜으며 푸른 산에 걸렸도다

제목 : 이 영원한 종소리를 들으소서 1987 년 1 월(59 호) 신년법어
장엄한 법당에서 우렁찬 종소리 새벽 하늘을 진동하니
꿈 속을 헤매이는 모든 생명들이 일제히 잠을 깹니다.
찬란한 아침 해가 동녘 하늘을 붉게 물들이니
빨리 눈을 뜨고 이 종소리를 들으소서.
영원과 무한을 노래하는 이 밝은 종소리는
시방세계에 널리 퍼져서 항상 계속되어 그침이 없습니다.
이 종소리는
천지가 생기기 전이나 없어진 뒤에나 모든 존재들이 절대임을 알려줍니다.
이 종소리는
아무리 악독한 생명이라도 본디 거룩한 부처임을 알려줍니다.
무서운 호랑이와 온순한 멍멍이는 이 종소리에 발을 맞추어 같이 춤을 줍니다.
독사와 청개구리, 고양이와 생쥐들이
이 종소리에 장단맞춰 함께 즐겁게 뛰놉니다.
피부 빛깔과 인종의 구별없이 늙은이, 젊은이, 아이, 어른, 남자, 여자,
잘사는 사람, 가난한 사람 모두 함께 뭉쳐서 이 종소리를 찬미합니다.
아무리 극한된 대립이라도 이 종소리 한 번 울리니
반목과 갈등은 자취없이 사라지고
깨끗한 본 모습을 도로 찾아 서로서로 얼싸안고 부모형제가 됩니다.
이 신비한 종소리를 들으소서. 나무 장승 노래하고 돌 사람 달음질 합니다.
넓은 우주의 모든 존재들이 이 종소리에 흥겨워서 즐겁게 뛰노니
천당과 극락은 부끄러운 이름입니다.
이 거룩한 종소리를 듣지 못함은 갖가지 욕심들이 두 귀를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시적인 갖가지 욕심을 버리고 이 영원한 종소리를 들으소서.
광대무변한 우주 속의 우리 지구는 극히 미소하여
먼 곳에서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여기에서 모든 성현, 재사, 영웅, 호걸들이 서로 뽐내니 참으로 우스운 일입니다.
진시황의 육국 통일, 알렉산더, 나폴레옹의 세계 정벌 등은
거품 위의 거품이라 허황하기 짝이 없읍니다.
자기 욕심에 사로잡혀 분별없이 날뛰는 이들이여!
허망한 꿈 속의 부질없는 욕심을 버리고 이 영원한 종소리를 들으소서.
맑은 하늘 둥근 달빛 속에 쌍쌍이 날라가는 기러기 소리 우리를 축복하니
평화와 자유의 메아리 우주에 넘쳐 흐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