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랭이 장가가는 날

꽃잎 땅에 떨어지고
하늘 반쯤 열리고
질펀한 길을 달리니
사람은 보이지 않고
늘어진 나무와
질펀한 땅만 보이네.

멀리 떨어지는 빗방울과
여기 떨어지는 햇살이 만나
묘한 색깔을 만드니
언제나 세상은
만남이 아름다운 모양.

멀리 빗방울 떨어지는 곳에서
흰 모자 머리 두르며 걸어가는
촌로村老의 뒷모습을 보며
날개 접은 소나무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보며
길을 간다.

비도 좋고
햇살도 좋은 날

길을 간다.
그리고
한마디
“날씨 좋구나.”
“장가가서 고놈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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