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내 가슴 속에는 대 숲에 드는 햇볕이 아른거린다. 햇볕의 푸른 분수가 찰찰 빛나고 있다.내 가슴 속에는 오동잎에 바스러지는 바람이 있다. 바람이 멀리 떠나는 발자취 소리가 있다. 내 가슴 속에는 파초잎을 밟고 오는 빗소리가 있다. 빗소리에 이어오는 머언 우룃소리가 있다. 내 가슴 속에는 〈尹東柱〉의 시를 잘두 외우는 소년이 있다. 〈오피리아〉가 저희 누이라는 그 아리잠잠한 소년이 있다. 〈제 2 장〉 내 가슴 속에는 바람에 사운대는 꽃잎파리가 있다. 꽃잎파리가 마련하는 머언 세월이 있다.
내 가슴에는 오층탑을 넘어 석종을 스쳐간 하늘이 있다. 별들을 간직한 하늘의 착한 마음이 있다. 내 가슴에는 벚꽃 흐드러진 속에 젖먹일 업고 산채를 캐는 〈정상두〉 아낙네가 있다. 그 아주머니의 싸늘한 젖꼭질 물고 땅을 허비던 어린것의 뭉개진 손톱이 있다. 내 가슴 속에는 바다같이 울던 〈金山寺〉의 매미소리와 귀촉도가 있다. 향상 이방이라서 설리우는 귀촉도의 더운 피가 있다. 〈제 3 장〉 내 가슴 속에는 파르르 날아가는 나비가 있다. 나비의 그 가녀린 나랫소리가 있다.
내 가슴 속에는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이 있다. 강물에 조약돌처럼 던져 버린 첫사랑이 있다. 내 가슴 속에는 하늘로 발돋움한 짙푸른 산이 있다. 산에 사는 나무와 나무에서 지줄대는 산새가 있다. 내 가슴 속에는 산 같이! 산 같이! 하던 〈내〉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