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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해인지에도 소개한 바 있는 우리 아이의 친구 중에 아메리칸 재패니즈인 켄신이라는 아이가 있다. 처음 그 애를 만났을 때 내가 일본에서 불상을 전공했다고 하자 자기 앞집이 불상을 전시하는 갤러리라고 하였지만 무심코 웃어 넘겼었다. 그후 우리가 켄신 집 근처로 이사를 하고 우리 아이도 자연히 켄신의 친구인 앞집 죠쉬아와도 친구가 되어 그 집과도 인사를 하게 되었다. 우리집 아이가 죠쉬아의 집에 놀러 갔다가 정말 불상이 많다는 이야기를 하기에 켄신 엄마에게 물어보았더니 로스엔젤레스 시내의 갤러리와 멋진 인테리어 가게들이 모여 있는 라브레아(La Brea)라는 곳에서 아시아 미술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디자인 갤러리를 운영하는 집이라고 했다. 이번호에서는 죠쉬아네 갤러리를 소개하면서 불상 등의 아시아 미술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을 스케치해보고자 한다. 죠쉬아의 부모, 켈리(Cari)와 존(Jon)은 실크로드 디자인 갤러리의 오너이다. 켈리는 보스턴 대학과 시카코 대학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공부하였고, 존은 버클리 대학과 대학원에서 역시 미술사학을 공부한 인테리들이었다. 이들은 40년 동안 함께 아시안 미술품의 딜러 일을 해왔고 2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불교 미술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10년 전부터 주로 불상과 도교의 신상들을 취급하고 있다고 한다. 약속 시간에 맞추어 가게에 들어서자 확 트인 넓은 가게 안에서 나에게 너무나 익숙한 불상들이 여기저기 전시되어 있었다. 이전에는 많은 불상들이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에서 들어왔으나, 2002년 이후 중국에서는 불상 등의 문화재를 미국으로 수입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중국의 조치로 인해서 이전에 사들인 것들의 가치가 올라가는 점도 있다고 한다. 지금은 중국 명나라 시대의 작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고 미국 내에서 가장 큰 불상 딜러쉽 중의 하나라고 한다. 이 갤러리의 주요 고객은 주로 아시아 미술품의 소장을 투자가치로 여기는 투자가들, 박물관들, 그리고 인테리어 디자이너 등이라고 한다. 켈리는 불교와 불교 미술품에 대한 미국인들의 이해를 증진시키는 것이 바로 자신의 갤러리의 마케팅이라고 했다. 아직까지 많은 미국인들이 불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에 종교적인 관점은 물론 미술품으로서의 그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단지 미국인의 미학적 관점에서 불상을 바라보는 경향이 크기에 실제 가치가 높은 것은 선호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따라서 켈리는 자신의 갤러리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전시되어 있는 불상을 비롯한 미술품들을 설명하면서 아시아의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교육시켜야 하는 고충이 있다고 하면서도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이를 위해 그녀는 일반 사람들을 대상으로 불교미술 전공자들을 초빙하여 매주 일요일 자신의 갤러리에서 강의를 연다고 한다. 한편 그녀는 이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든 일은 불상의 보수와 관리라고 했다. 불상에 따라서는 애초부터 심하게 파손되어 있는 것도 있고 캘리포니아의 건조한 날씨 탓인지 처음에는 약간 금이 가 있던 것들도 점차 갈라져버리기도 한다고 한다. 이러한 불상들의 복원과 보존에는 많은 시간과 돈이 투자되지만 한편으로 많은 보람도 느낀다고 한다. 그녀는 우리에게 특별히 갤러리 뒤쪽의 미전시품들을 보여주었다. 거기에는 얼핏 보기에도 보존 상태도 좋고 미적 가치도 높은 불상과 도교 신상들이 많이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러한 불상들은 잘 팔리지 않기에 밖에 내어 놓지 않는다고 한다. 그녀는 진정 이러한 미술품들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나타났을 때 팔고 싶다고 했다. 내가 방문했을 때 마침 한 번 본 적이 있는 듯한 어느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와서 커다란 청동 항아리와 선禪을 테마로 한 커다란 유화 두 점 등의 미술품들을 사서 트럭으로 운반하고 있던 중이었다. 아마 어느 저택의 거실과 현관을 장식할 물건들일지도 모르겠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녀는 불교와 불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평생 직업으로 삼고 있는 그녀의 환한 웃음을 보면서 부러움이 남다르게 솟아올랐다. 비록 그녀의 갤러리에 있는 불상들은 이미 종교적 가치를 잃어버린 단순한 미술품에 지나지 않지만 그 불상들이 어느 미국의 가정에 놓여져 부처님의 가피와 가호가 항상 그 가족과 함께 하길 기원하면서 갤러리를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