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야기 해인사는 2월에 눈이 많이 온다. 하지만 지구가 따뜻해진 영향 때문인지 예전만큼 눈이 오질 않는다. 그래서 요즈음은 눈 오는 게 참 반갑다. 그 날은 새벽부터 종일토록 눈이 내렸다. 온 산천이 은색 세계였다. 점심공양을 마치고 나오니 함박눈으로 변하여 펑펑 내린다. 관광객이 탄성을 지르는 감동 그 자체. 재가 종무원 보살님들도 눈을 반짝이며 눈 속을 걸어가다가 공양을 마치고 나오는 스님들과 마주쳤다. “스님! 눈이 와요!” A스님은 들은 체도 않고 그냥 무심히 지나간다. 뒤따라 내려오시는 B스님을 향해 반갑게 말을 건넸다. “스님~ 눈 와요!” B스님이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새벽부터 내렸어요.” ‘스님들께서는 눈이 반갑지 않은 모양이다’하고 생각하는 터에 다시 한 스님과 마주쳤다. “스님 눈이 오네요!” C스님이 대꾸했다. “나도 눈(眼)이 달려 있습니다. 보고 있습니다.” 보살님의 표정??? “눈이 와요!”는 그날 해인사 스님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언어였다.두 번째 이야기 바닷가 근처 절에 사는 도반 스님 둘이서 눈 내리는 날 함께 백사장으로 갔다. 마침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그것도 함박눈이.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듯 희뿌옇게 합해지면서 눈과 바다 그리고 사람이 하나가 되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되었다. A스님은 시인이고 B스님은 공학도였다. A스님이 감격한 나머지 무드를 있는 대로 잡으면서 시 한수를 우아하게 읊으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그런데 옆에 있던 B스님이 채근하면서 말했다. “야! 춥다. 빨리 들어가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