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대를 생각하면 먼데 흰 구름이 정처없이 빌려서, 밀려서 가듯, 내 그대를 생각하면 영롱한 꽃 향기로 꿈속을 밟으며, 밟으며 가듯, 내 그대를 생각하면 가슴 응어리에 떨어지는 모란꽃 아픔으로 오듯, 내 그대를 생각하면 흰 눈 산길을 혼자 넘어간 산울림이 되돌아 오듯, 그대를 생각하면, 생각하면 피꽃 진달래를 못잊어 우는 소쪽 소쪽 소쪽 새, 한 마리의 소쪽새로, 별에 오르던지. 돌에 내리던지. 오, 그대를 생각하면, 생각하면. ------------------------------------------------------------
시작 메모 어떤 사람이 내게 “스님 요즘 님 타령이 부쩍 심한 걸 보니 혹시 가슴에 병난 거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나는 할 말이 없어서 그냥 한번 씽긋이 웃어 주고, 창밖에서 흔들리는 대나무 몸짓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그 소리는 진짜인지도 모른다. 나는 한번도 내 가슴을 위해 봉사하거나 희생하겠다는 뾰족한 짓해 본 적이 없었으니까, 병이 날 만도 하다. 그러고 보니 속이 좀 빈 것 같기도 하고 답답한 것 같기도 하다. 물 한 잔이면 될 테지. 물 한 잔. 한 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