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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지는 않지 만, 오는 10월로 예정된 제14대 중앙종회 의원 선거를 앞두고 종단정치권의 움직 임이 분주하다. 특히 중앙종회 내 종책연 구모임들은 종회를 비롯한 여러 회합을 통해 내부 정비를 해나가고 있다. 주목되 는 움직임 가운데 하나는, 94년 의현 총 무원장 체제를 무너뜨리고‘개혁 종단’ 을 출범시킨 스님들이 다시 연합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총무원 주변에서는 ‘개혁연합’의형성으로보고있다. 이럴 즈음에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거 취를 직접 거론하는 한 스님의 신문논설 이 발표되고, 인터넷신문들이 이를 인용 보도하면서 종단정치의 계절이 돌아왔음 을 알리고 있다. 이 글은 총무원장 지관 스님 주위를 해외원정 골프, 도박을 즐기 는 스님들이 둘러싸 학승으로서 명망을 쌓아온 지관 스님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 을까 염려하며, ‘하이에나’같은 권승들 을 물리치지 않겠거든 차라리 용퇴하는 것이좋다며직설적으로표현하고있다. 다수의 스님들과 불자들에게 종단정치 는 익숙하지 않은 영역이다. 어떨 때는 혐오의 대상으로도 여겨진다. 그 동안 종 단정치를 담당해온 스님들이 이해관계에 매몰돼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논의를 통 해 종단의 발전적인 미래를 제시하지 못 했다는 인식이 종단정치를 멀리하게 만 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해방 이후 우리 사회의 정치권력의 획득 및 통치 과 정이 무력과 폭력을 주요한 수단으로 채 택하였던 경험이 정치를 어둠과 음모의 자식쯤으로여기는데기여하였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지만, 혐오의 대상 이지만, 종단정치는 엄연한 현실이며, 집 단을 이루는 한 정치는 불가피한 과정이 다. 어디에나 정치는 일상으로 존재하며, 불교계라고예외일수없다. 정치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나라를 다스리는 일 또는 국가 권력의 획득·유 지·행사를 위한 투쟁이나 조정”이라고 요약되지만, 그 범위가 반드시 국가라는 단위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가 국가라는 가장 제도화된 집단 속에서 전 형적·집약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지만, “오늘날의 정치는 영역을 국가에만 한정 시키지 않고 국제사회 혹은 각종 집단의 정치행위로까지 넓히고 있다. 오늘날에 는 정치를‘집단의 정책(의사)결정 과정’ 이라고 보는 견해 혹은 이것과 비슷한 규 정방식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이 경우 집단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한정하지 않고, 여러 사회집단이나 국내적·국제 적 단체를 포함한다. 정책결정과 의사결 정이 동일한 뜻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으 나, 의사결정 쪽이 더 넓은 뜻으로 쓰이 고있다. ”(야후백과사전) 정치는 한 사회 또는 집단의 전체에 영 향을 미친다.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정 치와 다른 영역, 즉 경제, 문화 등의 분야 도 그렇지만, 정치는 제도적으로 용인된 경제력과 강제력, 물리력, 때로는 선전 수단을 동원해서 정치적 목적을 이뤄간 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난다. 폭력과 권 모술수가 정치 과정에서는 하나의 수단 으로 여겨지기도 하며, 이에 대한 폭로와 저항이 권력의 반대편에서 일어난다. 따 라서 저항 또한 정당한 정치 행위에 속하 는 것이다. 정치가 부정적인 요소들로만 이뤄진 것은 아니다. 정치에는‘미래 형 성 기능’이 있다. 이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상태의 부족한 점을 개선 하고, 인간의 공동생활을 위해 쾌적한 환 경을 조성함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설계 하는, 즉 미래 형성에 중대한 역할을 한 다.”(야후백과사전) 중앙종회는 종단 내 의사결정, 즉 종단 의 미래 형성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다. 중앙종회법 제2조(권한)에는 입법 및 대의기구로서 중앙종회에 19개 항에 이 르는 심의·의결권을 부여하고 있다. 종 단 내에서 이렇게 포괄적인 분야에 막강 한 권한을 행사해 종단의 미래를 형성토 록 하는 기구는 중앙종회 외에는 찾아볼 수없다. (1.종헌 개정안, 2.종법의 제정 및 개 정, 3.원로회의의원추천, 4.총무원장, 교 육원장, 포교원장, 호계원장 선출. 다만 총무원장의 선출은 종헌 제52조제2항과 제3항에 의하여 행한다, 5.호계위원, 법 규위원, 중앙선거관리위원선출…) 이런 중앙종회의 의원을 선출하는 행 사를 앞두고 있으니 종단정치권이 분주 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이번 중앙 종회의원 선거는 개혁-반개혁의 구도 속 에서 치러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런 분석은 94년 종단 개혁을 이끌어낸 그룹의 연합에 근거하고 있다. 총무원장 스님의 거취를 직설적으로 거론한 것도 이런 구도를 만들기 위한 의도와 무관치 않다고보는시각도많다. 총무원장 스님 주변에 해외원정 도박 과 골프를 즐기는 스님들이 있다면, 이는 분명히 불행한 일이다. 종단 내의 갈등을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조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종단 내외의 변화하 는 상황을 분석해 대처하고 미래에 대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만큼 노심초사하며, 사사로운 이익에 빠지지 않도록 행동을 삼가며, 제방의 지혜를 모 아 청사진을 만들고 실행하는 데에 밤을 낮으로 삼아 일해도 모자라는 형국이다. 그런데 해외에 나가 도박과 골프를 즐긴 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행태이다. 만 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당사자들은 지금 당장 공직에서 떠나야 하며, 불조와 종도 들에게 머리 조아려 사죄하고 이후로는 참회의 길을 걸어야 한다. 수행자로서의 자존심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이 유 일한선택이다. 그러나 상황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정 치의 역사에서 부도덕·부패 스캔들은 사실로 확연히 드러나기 전에는 떠도는 소문이나 정치적 음모 이상이 되지 못했 으며, 스캔들 때문에 권력의 자리에서 물 러난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해외원정 도 박과 골프를 운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이번에 다시 거론되었는데, 결론은 여전히 비정 형적이다. 개혁-반개혁의 구도가 성립되기 위해 서는 개혁을 주창하는 그룹의 개혁성이 그 전제이다. 개혁을 위한 아이디어와 프 로그램이 뛰어나고, 실행을 뒷받침할 여 러 수단을 확보했을지라도, 일거수 일투 족에 개혁성이 배어 있지 않다면 개혁으 로 나아가지 못한다. 개혁 주체의 개혁성 이 전제되지 않은 개혁은 정치적 수단 이 상의 의미를 획득하지 못한다. 심하게 표 현하자면, 개혁을 빙자한 정치권력의 획 득과다르지않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채택하는 일은 그 것이 가져올 분명한 이득이 있을지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개혁들은 이용 가능하게 되는 시점에서부터 널리 채택 될 때까지 수년간의 긴 시간을 필요로 한 다.”30여년을 한 사회나 조직 내에 새로 운 개혁이 어떻게 확산되어 가는가를 연 구한 <개혁의 확산>의 저자인 에버렛M. 로저스의 지적이다. 로저스의 지적에 어 느 정도 동의한다면, 불교 개혁을 표방하 는 주체의 지속적인 개혁성이 개혁의 관 건이다. 개혁을 말하기 전에 스스로 개혁 적인가를 물어야 한다. 개혁은 종단 발전 의원동력이기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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