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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가편走馬加鞭, 달려가는 말에 계속 채찍 질을 하는 것은 최선을 다하여 열심히 하고 있 는 일을 격려하고 더욱 부추기면서 용기를 북돋 아주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지혜로 운 말이라면 채찍의 그림자만 보고도 속력을 내 어 달리게 될 것이며, 하루에 천리를 간다는 적 토마赤兎馬에게는 애초에 채찍이 무용지물無用 之物일 것입니다. 채찍질을 당해야만 빨리 달려 가거나 송곳이 다리에 꽂혀야만 알아채는 것은 지혜가 없는 둔한 말인 것입니다.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과는 아무런 연 관이 없는,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병들어서 죽 었다는 이야기만 듣고도 생사生死를 두려워하 며 생사를 해결해야겠다는 바른 생각과 신심信 心을 일으켜서 수행하는 사람입니다. 그 다음 두번째로 지혜로운 사람이란 죽은 사람을 화장터로 싣고 가는 장례행렬을 목격한 것 을 말미암아서 생사를 두려워하고 생사대사生 死大事를 반드시 해결하겠노라는 의지를 다지며 공부하는 사람입니다. 세번째로 지혜로운 사람은 가족이나 친척, 친지의 죽음을 지척에서 보고 경험한 것을 계기 로 생사를 두려워하여 바른 생각과 신심을 일으 켜서 수행하는 사람입니다. 네번째로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스스로가 늙 고 병들어 고통을 받게 되어서야 비로소 생사를 두려워하게 되고 생사를 해결해야만 한다는 것 을 느끼고서 공부하는 사람입니다. 적토마라면 채찍이 애초에 필요가 없을 것이 며, 채찍의 그림자만 보고도 내달리는 말이라면 채찍으로 내리치거나 맞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채찍질을 당해야만 빨리 달리거나, 채찍 도 모자라 송곳으로 찔러야만 겨우 달려 나가는 말이라면 항상 고통과 괴로움과 신음에서 벗어 날 기약이 없을 것입니다. 과연 우리는 어떤 사람일까요. 누군가가 병들 어 죽었다는 이야기만 듣고도 생사가 무서운 것 이며 태어난 이상에는 반드시 필연적으로 해결 해야만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수승한 근기根機는 되지 못하더라도, 길을 지나다가 스 치는 영구차와 대면한 것을 기회와 인연으로 삼 아서 나 역시 머잖아 저런 신세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올곧은 신심을 발하여 정진하 는 슬기롭고 현명한 사람이라야, 사람으로 태어 나 불법佛法을 만난 귀중한 인연과 은혜에 보답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지의 죽음을 경 험하더라도, 혹은 자기 스스로 늙고 병들어 신 음하게 된 뒤에도 생사윤회에서 해탈하는 것만 이 태어나고 죽는 위급하고 중대한 일을 해결하 게 된다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탐욕貪欲과 진에瞋恚와 우치愚癡에 깊이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이야말로 채찍과 송곳으로도 달리 지 않는 말처럼 어리석고 우둔한 것입니다. 그 렇기 때문에 가족과 친지의 죽음을 경험하고서 발심發心하게 되는 것과 자신이 스스로 병고病 苦에 시달리는 것을 기회로 삼아 수행하는 것 도 또한 지혜로운 사람의 소행所行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종교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정신적인 지도자 로서 가난하고 아프고 소외되고 절망에 빠진 사 람들을 위해서 가장 낮은 자세로 달래고 어루만 지며 이끌어 주셨던 스승이자 선지식께서 자신 의 육신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것으로 위대한 일 생을 마치셨습니다. 혼란하고 어두운 시대를 밝 히는 희망의 등불과 같았던 어르신의 임종은 그 분을 추종했거나 따르지 않았거나를 막론하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성찰하게 하고, 나아가 살아오면서 외면했던 어려운 이 웃을 보듬고 살피게 하는 귀중한 인연으로 다 가왔습니다. 또한 수승殊勝한 근기를 갖춘 지혜로운 사람 들에게는 생사를 두려워하고 바른 생각과 신심 을 일으켜서 분연한 의지와 각오로 정진하고 수 행하여 생사대사를 해결할 때까지 결코 퇴전退 轉하지 않겠노라고 명심銘心하게 하는 최상最 上의 법연法緣을 맺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그 것이 바로 위대한 삶과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 는,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이자 화두話頭이기 때 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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