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각 일간지마다 칼라로 실린 수월 관음도는 비단 불교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주의 깊게 보았을 것이다. 그림 밑에 큰 활자로는 한국의 문화를 보는 세계의 눈이 달라졌다는 별로 실속 없는 발췌문과 함께 그 그림의 경매 가격이 한국 그림으로서는 그 예가 없이 높은 가격에 팔리리라는 예측이 나돌았다. 또한 주관하는 소더비 사의 역사와 권위의 부연 설명은 그 그림의 가치도 가치 어려니와 세인들의 흥미를 끌기에 E아랍이 없을 정도였으며, 질 낮은 신문지 위에 박힌 인쇄였지만 그림의 상태도 꽤 좋아 보였다. 경매자들 가운데에는 우리나라에서 화랑을 경영하는 상인이나 미술 분야의 종사자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몇 번의 경협 끝에 액수의 짜l 때문에 끝내는 다른 나라 사람의 소유가 된 것에 대하여 그 경매 현장에 있었던 한국 사람들이나 그 소식을 접한 국내의 사람들 모두가 아쉬워 마치 않았던 바이다. 한 신문사의 문화부 기자는 그 아쉬움을 우리나라 재벌 기업들을 비판하는 것으로 대신 했다. 그 내용을 보면 자금 이 나라에는 사치 풍조가 만연된 상태이고 수입 자유화에 편승해 여자들 속옷 나부랭이나 수입하는 데에는 외화를 몇 천억씩 쓰는 재벌 기업들이 우리의 얼이 담긴 국보급 문화재를 다시 한 번 남의 손에 흘러가게 내버려 두었음에 대한 분함과 힐난이 그 요3l였다. 또한 다른 신문에는 삼십 년대에, 이조 시대의 백자 항아리를 놓고 고미술품 수장가인 일본 사람과 경합에 나선 짧용 전영필 선생이 우리 얼에 대한 님과 애정에서, 당시에는 상상도 거액을 주낙찰을 보았다는 이야기로서 요즘의 재벌 기업들의 문화 의식과 제법 비교가 될 만한 기사로 실려 있었다. 이번에 뉴욕에서 경매된 수월관음 도는 고려 시대에 제작된 작품으로 그런 류의-수월관음도는 이미 그 당시에 많이 제작되었다고 한다. 일본에는 여러 점이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유일하게 호암 미술관에 한 점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이번에 경매된 수월관음도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우리나라의 문화재들은 거의가 일제 시대에 약탈되었거나 육이오 동란 당시 또는 이후에 유출되었다고 한다. 현채 나라 밖에 흩어져 있는 우리 문화재는 파악된 것맘도 일만이천여 점이라고 하니 파악돼지 않은 문화재는 또 얼마나 될 것인가. 사회의 각 일간지들이 그렇게 성의있게 수월관음도의 향방에 대하여 신경을 쓰는 것과는 달리 우리 교계의 신문들은 성의 있는 해설 한 편, 심도 있는 기사 한 줄 없이 뉴욕 시장에 팔려 나온 관음보살을 짤막한 소식처럼 내보내는 무감각함으로 때우고 말았다. 물론 치열한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아무런 대안도 없는 빈약한 불교 집안의 경제 구조와 즉흥적인 불사 의식에서는 어림도 없는 발상이겠지만, 앞에 보인 문화부 기자의 힐난을 우리 절 집안으로 돌려 봄직도 한일이지 싶다. 많은 사찰들이 미륵 대불이니 만불 불사니 하는 갖가지의 불사도 불사이려니와 과거에 어떤 경로에서든 망실된 사찰의 문화재를 다시 모시는 불사도 중요하지 않겠는가. 이번 수월관음보살도의 낙찰 가격이 우리나라 돈으로 약 십삼억 원이라는 액수이고 보면 웬만한 사찰의 불사액에 해당됨직도 하기에 말여다. 언감생심, 수월관음도의 눈물을 닦아 내는 데까지 손이 미치기에는 현재의 우리 절 집안어 겪는 온갖 일들로 보아서 너무도 멀었지 하는 자조감마저 들고 말이다.가을이다. 낙엽이 날리는 산중에 이끼낀 호젓한 오솔길 하나도 보존하지 못하는 이 시대의 무정함이여. 옹색한 편집실 대문 옆 감나무 잎새가 우수수 바람에 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