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야 그래도 아름다웠던 너를 부른 지 오래다.마음으로 그날 누이 , 너의 이름을 장사 지내고 돌아오던 그날 아비의 상여 뒤를 아장거리며 따르던 누이, 너의 모습이 왜 그리 선연히 떠오르끄나. 누이 , 너도 다섯살 초겨울이었으니 하마 아련한 흔적은 있을거야 까만 통치마에 빗지 못한 단발머리 그리고 까만 코팍신을 신고서 더 철없던 너는. 아비의 무덤으로 오르던 가파른 밭언덕 상여 뒤에서 어린 오라비가 생사를 무얼 알았겠냐만 그리도 흐르는 눈물을 감당 못하여 누이 , 너의 무명저고리 소매를 다 적셨는데. 두고두고 이마의 주름살 깊어지고 귀밑머리 시어져가도 기억에는 그 모습만 남겨두어 누이야, 아무 생각없이 몇 번이고 이고지도록 너를 사랑했어야 할 누이야. 이제는 너를 조롱하는 너의 님 앞에 슬프게도 너의 제물을 차린다만, 삭풍이 불어치는데 어찌 가련하지 않겠느냐 아직도 너의 무명저고리는 그립다 누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