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귀한 인연을 받아 해인사 장경판전에서 경비 관리 업무를 보며 지내온 지도 벌써 3년이 흘러갔다 퇴직 후 부처님 법어를 봉안하고 있는 성지에서 소임을 갖고 지낸다는 것을 큰 복으로 생각하며 늘 감사하는 마음이다 해인사 일과는 합천읍에서 100리 길을 아침 7시 경에 출발 하면서부터 시작 된다 이른 아침 넓은 들판 맑은 공기를 가르며 자동차로 달리는 기분은 상쾌하다 도로변 산자락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시골 마을들의 모습은 다정하면서도 어딘가 적막해 보인 다 이 시각 옛날 같으면 마을 여기저기서 아침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며 사람의 훈기를 느낄 수가 있었건만 지금은 그 정겨운 모습들을 볼 수가 없다 합천읍에서 대구 방면 33번 국도를 자동차로 약 십분 정도 달리면 경상남북 도계인 지릿재 터널이 나온 다 지릿재 터널은 30여 년 전에 개통 되었을 것을 당시 집권자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선산이 이곳 지릿재에 있는 탓으로 산 밑으로 터널을 뚫으면 좋지 않다고 하여 손대지 못하고 있다가 2006년도에 와서 뚫렸다 지릿재 터널에서 조금 더 가면 고령군 쌍림면 귀원삼거리가 나오고 여기서 좌회전 하여 약 칠분정도 달리면 합천군 야로면 분기3거리에 도착 한다 이곳 분기 삼거리는 경남 도내 전체에서도 몇 개 안되던 경찰검문초소로 유명했던 곳이다 88고속도로 개통 이전에는 해인사 대구 거창 간 운행노선은 모두 이곳을 경유하던 교통의 요충지였다 지금은 교통량이 크게 감소하여 한산한 도로가 되었다 분기 삼거리에서 해인사 방면으로 십리정도 가면 야로면 소재지를 지나서 88고속도로 해인사 IC가 나오고 그 맞은편에는 야로면 농공단지가 있다 8.90년대에 농촌 경제 부흥을 위해 정부의 막대한 지원 하에 조성한 농공 단지는 노인들만 남고 젊은이 들이 떠나는 농촌의 쓸쓸한 분위기를 보는 듯 활기가 없고 운영에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해인사 IC부터 현재 가야면에 조성중인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 주 행사장 까지 십 여리 구간은 금년 9월에 개최되는 대장경 문화 축전 행사를 위한 준비 관계로 4차선 도로공사와 주행사장 공사가 한창이다 경상남도와 합천군 해인사가 공동 주관하는 이 행사는 고려대장경 1천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는 행사로서 국난극복을 위한 우리 민족의 자주 정신과 창의력으로 세계 최고의 정신문화를 이룩한 선조들의 업적을 기리고 민족의 자긍심을 세계만방에 널리 선양하는 중요 행사이다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 행사장을 지나서 가야면 구원리 부터는 해인사 가는 외길도로가 홍류동 계곡을 따라 소나무 단풍나무 벚나무 활엽수 등으로 6Km의 숲 터널을 이루며 일주문까지 이어 진다 홍류동 계곡은 기암괴석과 바위사이로 흐르는 맑은 계곡물 소리 등으로 자연경관이 뛰어나 사철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명승지이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숲속에서 홀로 지내던 생강나무가 먼저 노란 꽃을 피우고 이어 진달래가 피어나면서 봄소식을 알 린다 청정지역에서 피는 꽃이라 여기 꽃들은 다른 지역 꽃 보다 잎은 얇고 색깔은 더욱 선명하다 신록이 찾아오고 녹음이 짙어지면 해인사 가는 길은 완전히 숲 터널로 된다 한 여름 시원한 풍광을 뿜어내던 계곡은 가을이 깊어 가면서 붉게 타는 단풍으로 물들고 천지가 눈꽃으로 뒤덮이는 겨울철 설경 또한 잊을 수는 추억이 될 것이다 일찍이 중국 당나라에 유학하여 13세 때 진사시험에 합격하고 토 황소 격문으로 황소의 난을 진압하여 천하에 명성을 떨쳤던 당대의 대문호 고운 최치원 선생은 고국 신라에 귀국 한 뒤 말년에 해인사에 은거하였다 홍류동 계곡의 농산정과 그 부근 바위에 암각 되어 있는 고운선생의 친필 흔적들은 천 년 전 고운 선생이 자연을 벗 삼아 유유자적 하던 홍류동 계곡의 선경 같은 아름다운 경관을 상상 할 수 있게 하며 지금도 해인사를 빛내는 전설로 남아 관광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홍류동 계곡 따라 외길 숲 터널을 꾸불꾸불 오르면서 적송의 대 밀림을 이루고 있는 매화산 가야산 기슭의 소나무 숲속을 달리다 보면 이른 아침 사방에서 풍겨오는 솔바람 대자연의 향기는 온몸을 쇄락한 기운으로 감싸 준다 치인리 마을과 해인사로 갈라지는 3거리에서부터 일주문 앞 비석거리 까지는 관광 보행로가 따로 설치되어 있다 일주문에 들어서면 1200년 전 해인사 창건 기념식수목으로 전해오는 느티나무 고사목이 세월의 무상함을 말해 주고 열대지방 대 정글을 연상케 하는 거대 수목들이 본당 들어가는 길 주변에 도열한 듯 엄숙하고 수려한 경관을 이루고 있다 방문객 들은 자신도 모르게 옷깃을 여미며 경건한 마음에 젖어든다 해인사를 찾은 모든 풍수가들은 가야산은 악산인 덧 하면서도 순하고 해인사는 살이 깊어 나무가 크게 자라며 자연과 도량이 함께하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하며 감탄을 금치 못 한다 천년세월 부처님 진리 찾아 오가는 수많은 스님들과 중생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구도의 길 해인사 가는 길은 언제나 아름답고 정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