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불이 된 스님의 붉은 혈서(血書)의 큰 울림은 죽음같은 해인사(海印寺) 마당 욕된 적막을 깨고,장하여라 살벌한 정육점 뒷방 토막난 역사(歷史)를 베고 누워 이국인(異國人) 같이 코 고는 사람 깊은 잠도 깨워주고, 장하여라 후미전 헛간의 오백여년 습기에 묻힌 향로 녹도 닦아 광(光)나게 해주고, 장하여라 그만하면 장하여라 내시(內侍) 같이 오래 허리 구부리고 살아온 퍼런 가슴들이여 들어라 가야산 불이 된 스님은 그 붉은 혈서(血書)의 큰 울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