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깃발은, 만선기처럼 일이 잘 되었다는 의미로 올리기도 하고 그 아래로 다 모이라는 의미로 올리기도 합니다. 존재 과시가 되기도 하고, 위험을 경고하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깃발은 말입니다. 절집에 오르는 깃발이 무슨 의미인지 저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대중을 거리끼는 바 아님이 분명해서 깨달음을 알리고 대중의 무명에 명철의 불꽃을 비추는 외마디의 한 소식일 가능성이 큽니다. 깃발은 외마디 소리입니다. 그래서, 보살의 마음이 간절한 시절에 잿빛 누더기를 올리는 앙상한 가슴들이 보기 좋습니다. 뜻을 같이 할 만합니다. 바람 거칠게 불면 그 어쭙잖은 깃폭이나마 찢길 듯 나부껴 피멍든 가슴들을 칠 겁니다. 당신은 가녀린 깃대가 되어서, 허공 가득 빛나게 떠오르는 깃폭을 보일 수 있으려니, 그 소식을 어찌 버립니까. 개산(開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