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깊은 농가農家에 몸과 마음을 놓았습니다. 낮과 밤이 따로 없는 듯 평화와 고요함이 가득합니다. 자연의 소리와 향기로 인해 이곳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개울물 소리 따라 길을 떠나보기도 하고, 들꽃 향기를 맡으며 그들의 속삭임에도 귀를 기울였습니다. 밤바람에 묻어온 꽃향기에 놀란 듯 별똥 하나 떨어집니다. 나도 향긋한 바람 속으로 들어갑니다.개구리 소리에 귀를 쫑긋 세워봅니다. “가 나 다 라 마 바 사……” 글자 놀이를 하는 것 같고 “1 2 3 4 5 6 7……” 숫자 놀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촌로들의 시름을 달래주려는 아름다운 선율 같기도 하고 밤 깊어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내 생각을 온통 정지시키고 있는 저 소리. 개구리가 무진 법문을 하고 있습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 눈에 보이는 것들은 모두 허상이라고 합니다. 와도 오는 곳 없고, 가도 가는 곳 없는 것, 인연 따라 맺어지고 인연 따라 흩어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복잡한 세상에서 뒷날을 기약해 무엇하리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합니다. 별빛 달빛 받으며 법문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오묘한 힘만이 무게 없는 무게로 나를 누르고 있습니다. 세상이 다 변해도 변하지 않을 그들의 소리로 법문을 듣고 있자니 부끄럽기만 합니다.□ |